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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안전 자료실

F60 건축방재 중국 후난성 고층빌딩 화재에 대한 생각
  • 작성일2023/08/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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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난성 고층빌딩 화재에 대한 생각

 

국가화재평가원

여용주 원장(소방기술사 / 공학박사)

 

 

초고층빌딩의 화재를 보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섭게 타올라가면서 빌딩을 화염과 농연으로 덮어버리는 모습은 세상의 두 얼굴을 보는 듯한 생각에 두렵기까지도 합니다.

9월 16일 오후4시30분쯤 중국의 후난성 창사시에서 42층 규모 높이 200m 가까운 고층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하지만 화재의 크기와 형태를 보아서는 참으로 천운에 가까울 정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화재안전과 관련된 엔지니어로서 이번 화재를 보면서 들었던 느낌에 대해 몇가지 적어보려 합니다. 화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 언론을 통해 확인된 영상과 간략한 내용들만 있어 분석이 아니라 생각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림1. 화재 당시의 모습과 피난상황

 

그림1을 보면 화재가 크게 성장한 상태에서 피난계단실을 통해 여유 있게 피난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계단실이 화재발생 외벽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듯하지만 화재크기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나머지 벽면의 소손도 거의 없었는데 이부분도 조금 의아한 부분이었습니다. 화재의 오른쪽 외벽은 사진이 없어 확인은 못했으나 왼쪽 외벽은 확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의 특징을 두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화재 발생 벽면은 거의 전소에 가까웠으나 나머지 벽면으로의 연소확대는 거의 없었다.

2. 벽면을 타고 상층부로 확대되는 성장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3. 대형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없었다.

 

그림2. 화재 전(왼쪽)과 화재상황(오른쪽)

 

화재가 발생한 외벽은 라운드형으로 돌출된 모습의 발코니 같은 구조로 보입니다. 다량의 농연과 빠른 성장속도의 연소형태로 보아 발코니 및 외벽 마감재 내부에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한것으로 추정되며, 발코니에 의해 아래위로 분할되어 있어 연소에 필요한 공기의 유입이 원활한데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건물 내부로 연기의 유입이 작았던 이유는 돌출된 발코니 구조가 1차적으로 연기유입을 막았던 것으로 보이며, 역설적이지만 강한 화염의 상승기류로 인한 건물내외부의 압력차가 연기유입을 방해한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그림3. 화재의 왼쪽 외벽구조

 

그림3의 왼쪽 외벽 구조는 작은 창들이 외벽으로 부터 약간 들어간 위치에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는데, 이런 구조가 직접적인 화염접촉을 차단하여 창문을 통한 연소확대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2를 보면  화재의 오른쪽 외벽이 더 많이 손상되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진이 없어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손상이 크지 않다면 외벽구조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4. 영국의 그렌펠 화재와 화재전 모습

 

그림 4와 같이 건물이 전소된 영국의 그렌펠건물은 창의 면적이 매우 큽니다. 다른 요인도 있겠으나 외벽의 창의 면적이 크고 서로 간의 간격이 가까울 경우 건물내부로 연소확대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피난 시 계단실에 연기가 거의 없어 보였는데, 건물 내부로 연소확대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계단실의 제연설비가 잘 작동한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화재에는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화재로부터 교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앞선 사고로 부터 철저한 분석과 연구에 지금보다 조금 더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 본 칼럼은 국가화재안전저널 제 18호에 기고된 글입니다.